자료설명
본 [자료]는 1930년 11월 20일자 『동아일보』에 경성방직주식회사가 실은 태극셩 광목 광고이다. 1920년대 우리 힘 배양을 주장하며 일어났던 물산장려운동을 주도했던 한국인 자본과 당시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이다.
광고 윗 부분의 ‘우리가 만든 것, 우리가 쓰자’는 글귀는 1920년대 일제의 경제적 침탈에 맞서 벌였던 범국민적 민족경제자립 실천운동인 물산장려운동의 대표적인 표어이다. ‘우리 손으로 만든 광목‘,’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로 팔거나 살 때 이왕이면 조선사람 조선광목‘도 같은 맥락의 글귀로 눈에 띤다. 이렇듯 우리 자본이 만든 제품임을 강조하는 광고를 실은 경성방직주식회사는 인촌 김성수(1891~1955, 친일인명사전 등재자)가 설립한 민족기업으로 대표제품이 바로 ’태극셩‘ 광목이었다. 광고 중앙 왼편의 태극과 우리나라 8도를 의미하는 8개의 별이 합쳐진 표식은 바로 경성방직회사가 개발하여 일본으로부터 등록 허가를 받은 ’태극셩‘ 광목의 상표이다. 당시 상표 등록 허가는 조선총독부가 아닌 일본 정부의 업무였고, 본토의 관리들이 태극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등록이 가능했다.
‘태극셩’ 상표는 1926년 2월부터 사용했는데, ‘태극셩’ 광목을 소비자들에게 ‘우리 것’이라는 인식을 심는 데 성공해 큰 호응을 얻었다.
당시 광목은 한 필(1870cm) 단위로 푸른 물감으로 상표를 찍어 파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자(30.3cm)로 사가는 소비자가 있을 경우 상표가 찍힌 자투리 천이 남곤 했다. 포목점 주변 상인들은 자투리 천을 얻어 햇빛과 비바람을 막는 천으로 만들어 장터 천막에 걸었다. 바람이 불면 ‘태극셩’ 상표가 연결된 천 조각이 흔들리면서 태극기 물결을 만들어냈고 3·1운동 당시 만세시위를 기억하는 일본 경찰들을 이를 보며 곤혹스럽게 했다고 한다.
참고로 광고에 ‘무엇보다 값이 적고 물건 좋은 조선광목’이라면서 묶여 쓰여 있는 농구(農具), 불노초(不老草), 산삼(山蔘), 삼신산(三神山) 등도 경성방직회사에서 생산한 광목이다.
민족자본 육성과 경제적 자립을 목적으로 한 “조선물산장려회”는 1920년 조만식 등이 평양에서 조직한 것을 시초로 하여 1923년에는 서울에서도 조직되었다. 지역과 계층을 망라하여 자급자족, 국산품애용, 소비절약, 금주, 금연 운동을 펼치며 국채보상운동 이후 두 번째로 일어난 범민족적 경제 살리기 운동을 이끌었다.
참고문헌
경방주식회사, 『경방 90년사』, ㈜경방, 2009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한국독립운동사사전6: 운동단체편(Ⅳ), 독립기념관, 2004
한영우, 『미래를 여는 우리 근현대사』, 경세원,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