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설명
본 자료는 『베를린올림픽화보집』 53-55쪽으로, 제11회 베를린 올림픽 마지막 날인 1936년 8월 9일, 손기정(1912~2002)이 금메달을 획득한 마라톤 경기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있다. [자료1-1]인 53쪽 상단부에 있는 역대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목록에 2시간 29분 19초 2라는 기록과 함께 1936년 K.Son-Japan이라고 적혀있어 손기정이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한국이 아닌 일본 국적으로 출전할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당시 손기정의 기록은 마라톤 역사상 최초로 2시간 30분의 벽을 깬 세계신기록이었다. [자료1-2]와 [자료1-3]에는 손기정의 경기 모습과 반환점을 도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첨부되어 있다. 사진은 인쇄된 것이 아니라 인화한 사진을 직접 붙여놓은 것이다. [자료1-3]에는 손기정이 결승점을 향해 달리는 사진과 함께 좌측에 3등으로 반환점을 들어와 동메달을 획득한 또 다른 한국인 남승룡의 이름과 기록도 적혀있다. 또, 『베를린올림픽화보집』에는 아돌프 히틀러와 당원들의 사진이 나오는데,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은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독일 나치 시절에 개최되어 정권의 선전을 위해 올림픽이 이용되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있다.
당시 손기정의 우승 소식은 불과 몇 시간 뒤 고국에 전해졌다. 군중들은 거리로 몰려나왔고, 서울 장안에는 환희의 물결이 넘쳤다. 암울한 시대를 살아가던 한국인들은 손기정의 승리를 전 세계 20억 인류에게 한민족이 살아있음을 알린 쾌거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발행되던 『조선일보』, 『동아일보』, 『조선중앙일보』는 10일 아침 모두 호외를 발행했다. “조선의 피를 끓게 하고 조선의 맥박을 뛰게 한” 감격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작가 심훈은 『조선중앙일보』 호외 뒷면에 “마이크를 쥐어잡고/전 세계의 인류를 향하여 외치고 싶다/인제도 인제도 너희들은 우리를 약한 족속이라고 부를 터이냐”는 즉흥시를 써 편집실에 전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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