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두화는 공 모양으로 피는 흰색 꽃이 부처님의 머리를 닮았고, 피는 시기가 부처님 오신 날 무렵이어서 사찰에서 오래전부터 많이 심겨져 왔다. 그래서인지 불두화를 보면 사찰이 떠오르고 우리나라 불교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우리나라 불교에서 독립과 관련된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만해 한용운(1879~1944)이다. 한용운은 1905년 불교에 귀의한 후 친일과 부패로 얼룩진 불교를 개혁하고 대중화에 앞장섰다. 그 후 1919년 불교계 대표로 3.1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등 한국 독립을 위해 일생을 바쳤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 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중략)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모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한용운이 쓴 ‘님의 침묵‘ 화자는 ‘님이 갔다’라고 객관적인 현실을 긍정하면서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 하였다’라고 말함으로서 님이 자기와 함께 있음을 강조한다. 조국이 일제강점 치하에 있지만, 자신은 한국을 독립된 조국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