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1501~1570)은 1549년 소백산을 유람하고 『유소백산록』이라는 최초의 소백산 유산기를 남겼다. 1548년 이황은 풍기군수로 부임하게 되었고, 이를 기회로 삼아 백운동서원에서 출발하여 국망봉, 박달현, 비로사를 거쳐 욱금 쪽으로 하산하며 총 4박5일간 소백산을 둘러보았다.
‘세봉우리(석름봉, 자개봉, 국망봉)가 8,9리쯤 떨어져 있다. 그 사이 철쭉이 숲을 이루어, 바야흐로 활짝 피어 있다. 꽃이 한창 무르익어 화사하게 흐드러져 마치 비단 장막 사이를 거니는 듯하다. 축융(祝融)의 잔치에서 취한 것 같기도 하고 매우 즐거웠다. 국망봉 정상에서 술 석 잔에 시 일곱 수를 쓰는데 해가 이미 기울었다.’
『유소백산록』 중 이황이 5월 봄 소백산 정상부에 대군락으로 화려하게 피어있는 철쭉 숲을 거닐며 그 감흥을 적은 부분이다. 당시의 감흥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렇듯 철쭉은 소백산 등 우리나라 산야 정상부위에 무리지어 자라 봄철 환상적인 경치를 연출한다. 지금도 소백산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5월이면 철쭉제가 화려하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