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장속도가 느리고 원래 우리나라에 자생했던 나무가 아니어서 전국적으로 오래되고 큰 백송은 드물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백송은 서울 재동의 백송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더 오래된 백송이 있었다. 바로 서울 통의동의 백송이다. 기록을 보면 높이가 16m, 뿌리부분 줄기둘레가 약 5m이며 줄기가 6개로 갈라졌다고 한다. 백송은 조선 영조가 그의 딸 화순옹주 부부에게 선물로 내린 나무이다. 화순옹주가 김한신과 결혼했을 때 영조는 살 집을 짓게 하고 여기에 선물로 아끼던 백송 나무 한 그루를 옮겨 심었던 것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했으나 1990년 7월 태풍으로 쓰러져 지금은 다시 볼 수 없다. 대신 그 자리에는 4그루의 백송이 심겨져 면면을 유지하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백송 중 충남 예산에 소재한 나무는 서울 통의동 백송의 이야기와 연관이 있다. 예산의 나무를 심은 인물이 추사 김정희인데 추사는 화순옹주가 결혼한 김한신의 손자이다. 예산 용궁리에서 태어난 김정희는 서울 할아버지의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소년 김정희의 눈에 잎은 소나무와 비슷한데 줄기가 흰 통의동 백송이 어린 눈에도 강렬하게 남았다. 그 후 청년이 되어 중국 옌징(베이징)에 갔을 때 많은 백송을 보았고 돌아오는 길에 씨앗을 가지고 와 고향 집 뒷동산에 있는 그의 고조부 김흥경의 묘지 앞에 심고 정성껏 키웠다. 지금 충남 예산 용궁리에 ‘추사 백송’이라 불리는 백송이 바로 그 나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