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그배나무는 꽃이 예쁜 아그배나무라는 의미이다. 이름만큼 4월에 연한 분홍색의 꽃이 필 때면 무척 매력적이다. 꽃아그배나무나 아그배나무는 모두 사과나무류에 속한다. 그래서 사과나무 같은 열매가 달리고 맛도 비슷하다. 우리가 흔히 사과라고 먹는 ‘부사’나 ‘후지’처럼 크기나 맛이 좋지 않아 잘 먹지 않는다.
보통 ‘신고배’를 즐겨먹지만 야생 ‘돌배나무‘는 술을 담그거나 약재로나 이용한다. 또한 ‘킴벨얼리’는 야생 ‘머루’를 즐겨 먹진 않는다. 우리는 이미 우리 입맛에 맞게 계량된 품종에 적응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야생품종도 없어서 못 먹을 시기가 있었으니 바로 일제강점기부터 60년대 보릿고개를 겪었던 시기이다. 1930년의 기록에 의하면 춘궁기에 식량이 모두 떨어져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농가수가 125만여 호에 달하였는데, 이는 전체농가호수의 48%에 이른다. 이후 1931년 만주사변, 1937년 중일전쟁 등을 겪으며 한민족은 혹독한 식량부족을 겪어야 했다. 1945년 해방 이후 6·25전쟁 등을 겪으며 먹거리가 부족한 상황은 1960년 보릿고개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우리가 야생에서 보는 아그배나무, 돌배나무, 머루, 다래 등은 당시 식량부족의 허기를 조금이라도 달래주는 소중한 식용식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