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력이 강한 무궁화는 우리 겨레의 얼이 담긴 나라꽃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무궁화를 다 베어내고 그 자리에 벚꽃을 심곤 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궁화를 지키기 위해 키워 보급하는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남궁억(1863~1939)이다. 남궁억은 독립협회 중앙위원 및 배화학당 교사 등을 역임한 교육자이자 독립운동가이다. 건강이 악화되자 고향인 홍성으로 돌아와 1919년 모곡학교를 설립하고 무궁화 묘목을 가꾸어 보급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학교 경비 보충을 구실로 하여 무궁화 묘목을 해마다 수십만 그루 씩 길렀으며 각 지방의 학교, 교회, 사회단체에 팔기도 하고 기증도 하였다. 남궁억은 실습시간에 학생들이 직접 김매고 거름을 주게 하여 무궁화에 대한 애착심과 나라사랑정신을 심어주려 했다.
또한 남궁억은 배화학당 교사 시절 조선 13도를 무궁화로 수놓는 자수본인 ‘무궁화수지도’을 고안하였다. 한반도에 우리나라의 13도를 상징하는 무궁화 13송이와 백두대간을 상징하는 무궁화 가지를 수놓았고, 울릉도와 제주도에는 무궁화 꽃잎을 새겨 넣었다. 국권을 회복하고 독립하는 길이 생활 속 작은 실천에서 이뤄진다고 믿어 여학생에게 가사 시간에 무궁화수지도를 만들도록 지도했다. 무궁화 자수본은 집집마다 벽에 걸렸고 선물로 미국이나 하와이 등지에 전달될 정도로 당시 유행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