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수백 종이 분포하며 재배역사는 3,000년 정도로 추정된다. 산사나무는 꽃이 예뻐서 관상용으로, 열매가 맛있어서 식용으로, 약효가 다양해서 약재로 활용되어 왔다. 그래서인지 나무에 얽힌 이야기도 전 세계적으로 무척 다양하다.
서양에서는 산사나무를 ‘Hawthorn’이라 부르는데 벼락을 막는다는 뜻으로 집 주위에 많이 심었다. 또한 오월을 대표하는 나무라서 ‘May flower’로도 부르는데 유럽 청교도들이 신대륙인 미국에 갈 때 타고 간 배가 ‘The May Flower’호 인 이유도 벼락을 막아 안전을 기원하기 위함이었다.
영국에서는 5월 ‘May queen’을 뽑아서 산사나무 꽃을 바치고 노래 부르는 축제가 벌어진다. 또헌 예수의 관을 산사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에 ‘성스러운 나무’로 여겨지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베이징을 대표하는 전통 간식으로 꼬치에 여러 열매를 꽂아 먹는 ‘탕후루’가 있는데 산사나무 열매가 주 재료이다. 중국의 마트에 가면 파는 사탕 중에 산사나무 열매를 재료로 하는 것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산사나무 어린 줄기에 예리한 가시가 있어 우리나라 서북지방에서는 울타리로 심어 가시가 귀신으로부터 집을 지켜준다고 믿었다. 산사나무 열매는 비위를 따뜻하게 하고 소화를 촉진하며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등 약효가 다양하여 우리 민족은 오래전부터 약재로 이용해 왔으며, 술을 담그면 맛이 좋고 몸에도 좋게 작용해 약술로 즐겨 먹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정원수로도 많이 심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나무가 서울 영휘원(永徽園, 대한제국 고종황제의 후궁 순헌황귀비 엄씨의 무덤)에 있었다. 산사나무로는 드물게 150년이 넘은 오래된 나무라 천연기념물 제506호로 지정되었으며 수형이 아름다워 우리나라 산사나무를 대표하는 나무였다. 2012년 태풍 볼라벤으로 인한 강풍 피해와 노쇠로 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