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극작가 오태석(1941~)의 작품 ‘산수유’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산수유’는 작가가 처음 시도한 사실주의 극으로 6·25전쟁의 상처가 아물어가는 1955년 가을, 지리산 밑의 한 마을이 배경이다. 이 마을에서는 6·25전쟁 상황 속에서 주인공 ‘근배’가 빨치산의 강요로 친삼촌을 죽이는 사건이 일어났다. 반인륜적인 행위가 자행되었음에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던 마을 사람들의 가슴속에는 전쟁이 끝나고 시간이 흘러도 죄책감이 남게 되었고, 전쟁 당시 적대하던 사람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산수유’는 ‘근배’의 심리적 갈등을 줄거리로 해 한민족이 함께 겪어야했던 전쟁의 참담한 과정과 상처를 그려냈다.
산수유는 작품의 무대가 되는 구씨 댁 뒷산에 가득 심겨진 나무로 가을이면 빨갛고 작은 열매가 가득 열리는데 그 붉은색이 바로 동족살육의 비극을 상징한다.
실제로 이 작품의 배경이 되었던 지리산 중심으로 현재도 산수유가 많이 재배되고 있다.